Airflow 한국 사용자 모임 PyCon Taiwan 원정대 후기(상곤 편)

이번 PyCon Taiwan 2026 원정대는 수현님, 노은님, 준원님, 지현님, 그리고 저(상곤)까지 총 5명이 함께했습니다. Winnie 님의 추천으로 포스터 세션에 지원한 것이 시작이었는데, 이후 대만 Airflow 커미터인 Wei의 제안으로 커뮤니티 부스 운영과 오픈 스페이스까지 진행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단순히 해외 컨퍼런스에 참가하는 것을 넘어, 한국에서 해왔던 커뮤니티 활동을 해외 참가자들에게 직접 소개하고 다른 나라의 오픈소스 기여자들과 깊이 교류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우당탕탕 시작해 뜻깊게 마무리한 PyCon Taiwan 2026의 이야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


도착부터 우당탕탕 대만 입성기

드디어 대만에 도착했습니다! 원래는 공항에서 만나 픽업 서비스를 이용해 다 같이 숙소로 이동할 예정이었는데, 준원님과 제가 탑승한 비행편이 지연되는 바람에 먼저 도착한 선발대(수현님, 노은님)가 먼저 숙소로 향하고 저희는 뒤따라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귀찮은걸 너무 싫어해서 택시를 타고 숙소로 갔습니다. 대략 6만원 정도 사용했고, 1시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준원님과 저 역시 짐만 급히 내려놓고 곧장 먹을 것을 찾아 밖으로 나섰습니다. 하지만 야심 차게 찾아간 모스버거에서 메뉴판과 라인페이(LINE Pay) 결제 장벽에 부딪혀, 결국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편의점에서 라면을 사서 먹게되었습니다. 대만 가실 때 라인페이를 사용하실 수 있도록 준비해두시면 좋을 듯 하네요. 대만에서 등록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온종일 고생한 원정대 전원이 모여 다 같이 저녁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방문한 곳은 대만의 전통 요리 레스토랑인 신예(欣葉, Shin Yeh)였는데, 음식이 하나같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첫날부터 비행기 지연과 길 찾기로 우당탕탕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맛있는 저녁 식사 덕분에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PyCon TW 시작!

드디어 PyCon Taiwan 2026의 막이 올랐습니다. 이번 행사는 타이베이 의학대학교(Taipei Medical University) 캠퍼스에서 진행되었는데, 행사장 건물이 무척 인상적이고 멋있었습니다. 행사장에 도착해 체크인을 마치고 포토월 앞에서 다 함께 기념사진도 남겼습니다.

본격적인 일정에 앞서 부스 운영을 버텨낼 카페인도 충전했습니다. 한자와 영어가 병기된 현지 카페 메뉴판을 보며 영욱님에게 부탁해서 커피를 챙겨 들고 부스 준비에 나섰습니다.

준비한 세 가지 활동과 포스터 세션

이번 PyCon Taiwan에서 저희가 준비한 활동은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 Airflow 한국 사용자 모임 커뮤니티 부스 운영
  • 커뮤니티 활동을 소개하는 포스터 세션 발표
  • Apache Airflow 오픈 스페이스 진행

한국에서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여러 밋업과 행사를 진행해 왔지만, 해외 PyCon 현장에서 직접 부스를 차리고 포스터를 발표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포스터 세션에서는 Airflow 한국 사용자 모임이 어떤 배경에서 시작되었고 그동안 어떤 활동을 이어왔는지, 그리고 국내 밋업 운영 경험과 NIPA 오픈소스 컨트리뷰션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통해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기여하며 커뮤니티가 함께 성장해 온 과정을 해외 참가자들에게 공유하고자 했습니다.

부스와 포스터 세션을 세팅하고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하자마자, 대만의 Airflow 커미터인 Wei, TP가 부스를 찾아와 주었습니다. 평소 온라인으로만 소통하던 분들을 오프라인 현장에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니 무척 반가웠습니다.

포스터 세션을 운영하던 중 특히 반갑고 신기한 만남도 있었습니다. Snowflake에 재직 중인 Sho 님이 부스를 찾아와 주셨는데, 수현님이 올렸던 게시물을 통해 Airflow 한국 사용자 모임을 알고 계셨고 이번 PyCon Taiwan에서 저희가 포스터 세션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보고 일부러 찾아오셨다고 했습니다.

한국에서 진행했던 커뮤니티 활동을 다른 나라에 계신 분이 알고, 그 인연이 이어져 대만 행사장에서 직접 만나게 되다니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우리가 한국에서 해왔던 활동들이 생각보다 더 멀리 전해지고 있다는 사실에 뿌듯했고,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방식이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기 만점이었던 ‘바람개비’와 부스 교류

포스터 세션이 끝난 뒤에도 부스는 쉼 없이 바빴습니다. 방문해 주시는 분들께 Airflow 한국 사용자 모임을 소개하고, Apache Airflow가 어떤 프로젝트인지 설명해 드리기도 했습니다. 이미 실무에서 Airflow를 활발히 사용하고 계신 분들부터 프로젝트를 처음 접하는 분들까지 다양한 배경의 참가자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부스에서는 단순한 프로젝트 소개를 넘어 각자의 개발 환경과 관심사를 나누는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그중에서도 저희가 부스 기념품으로 준비해 간 바람개비가 단연 인기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부스에서 직접 바람개비를 만들어 가방에 꽂거나 손에 들고 행사장을 누비셨는데, 컨퍼런스장 곳곳에서 알록달록한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무척 흐뭇하고 귀여웠습니다.

대만에서도 열린 Airflow 생일파티 (Re-birthday Party)

이어서 오픈 스페이스 시간에는 Apache Airflow의 생일파티를 진행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열었던 Airflow 생일파티를 대만에서도 이어가게 된 것인데, 이번에는 프로젝트 이름이 초창기 Flux에서 Airflow로 변경된 역사를 이야기하며 Re-birthday Party라는 특별한 콘셉트로 꾸몄습니다.

Wei와 Josix 님께서 맛있는 대만 케이크까지 준비해 주셔서, 다 함께 케이크를 나눠 먹으며 Airflow의 역사와 각자의 커뮤니티 경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같은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한자리에 모여 축하한다는 것이 꽤 특별한 경험이었고, 이어진 라이트닝 토크에서는 Wei가 저희 커뮤니티 활동까지 깜짝 소개해 주어 더욱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열심히 부스와 세션을 오가며 활동하다 보니 어느새 첫날 일정이 마무리되었습니다. 행사장을 나설 때 마주한 어둑어둑해진 캠퍼스와 건물 너머로 빛나는 타이베이 101의 야경은 아침에 들어올 때와는 또 다른 멋진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Arcadia 레스토랑에서 즐거운 공연도 보고, 든든하게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우육면과 빙수로 버틴 행사 마지막 날

첫날에 이어 둘째 날에도 든든한 ‘바람개비 군단’과 함께 많은 분들이 부스를 찾아와 주셨습니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다른 언어를 쓰며 활동하고 있더라도, 같은 기술과 오픈소스에 관심이 있다는 이유 하나로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는 과정이 참 즐거웠습니다.

이틀 동안 수많은 분들과 호흡했던 부스를 아쉬운 마음으로 정리하고 기념 촬영을 마친 뒤, 타이베이 101 전망대에 올라 타이베이의 야경을 감상했습니다.

이란(Yilan) 자유 여행과 글로벌 커뮤니티 저녁 모임

3일차 저녁에는 대만 현지 Airflow 커미터 분들과 글로벌 Python 커뮤니티 분들이 함께하는 저녁 모임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덕분에 낮 시간에는 자유 일정으로 타이베이 시내를 벗어나 이란(Yilan)으로 나들이를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갈 때는 타이베이 메인역에서 기차를 탔고 돌아올 때는 고속버스를 이용했는데, 생각보다 이동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이란의 명소인 카발란(Kavalan) 위스키 증류소를 둘러보고 위스키 샘플러 세트 등 기념품까지 알차게 챙길 수 있었습니다.

글로벌 커뮤니티 분들과의 저녁 만찬

저녁 모임 장소인 북평 동경루(北平 同慶樓)로 향했습니다.

테이블 위로 북평오리구이(베이징덕)를 비롯해 끊임없이 이어지는 음식의 축복 속에서, 즐겁고 재미있는 대화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일정에서 가장 좋았던 점 중 하나는 이처럼 컨퍼런스장 밖에서도 다른 나라의 커뮤니티 구성원들과 편안하게 교류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평소 커밋 로그로만 이름을 접하던 분들과 직접 얼굴을 마주하며 새로운 인연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해외 커뮤니티 행사에 참여하는 큰 즐거움임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마무리

이번 PyCon Taiwan 2026은 개인적으로도, Airflow 한국 사용자 모임에도 큰 의미가 남는 여정이었습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밋업을 개최하고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다양한 분들을 만나왔지만, 운영진들과 함께 해외 컨퍼런스에 참가해 직접 부스와 포스터 세션, 오픈 스페이스를 운영하며 우리의 활동을 소개한 것은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커뮤니티 활동을 하다 보면 우리가 쏟는 노력이 어디까지 전해지고 있는지 체감하기 어려울 때가 있는데, 대만 현장에서 저희 소식을 듣고 찾아와 주신 분들을 만나며 그 연결 고리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혼자가 아니라 든든한 커뮤니티 운영진들과 함께 준비하고, 부스를 지키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매일 밤 보드게임까지 함께 즐길 수 있어서 더욱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번 원정을 계기로 한국의 Airflow 커뮤니티가 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커뮤니티와 더 자주 만나고 활발히 교류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